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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기술愛

2021 VOL.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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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아름다운 오늘, 영천

트래블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다가왔다. 유난히도 더웠던 올여름은 코로나까지 더해져 그 흔한 바다에 한 번 가기도 어려웠다.
매일 마주하는 아스팔트 길과 에어컨 바람이 지겨워질 때쯤, 비가 내리고 날이 변하기 시작했다.

입추(立秋)가 지나고, 밤공기가 선선해진다 싶더니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지금처럼 선선한 날씨가 아니면 가기 어려운 곳을 생각하다, 경북 영천을 찾았다. 정몽주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명종이 창건했다는 임고서원과 각종 한약재와 족욕,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한의마을,
높은 하늘에 가득한 별이 아름다운 보현산은 영천에서의 여행을 더 아름답게 만들었다. 여름의 끝, 가을의 시작. 아직은 푸른 빛의 영천을 두 눈에 담아왔다.

임고서원

경상북도 영천에서 태어난 포은(圃隱) 정몽주는 고려 공민왕 9년인 1360년, 문과에 장원으로 급제해 여러 벼슬을 지내다가 고려말, 조선을 건국하려던 태조 이성계와 그의 아들 태종 이방원에게 반기를 들어 암살당했다. 이방원은 <하여가>라는 시조를 지어 정몽주를 다시 이성계의 세력으로 끌어들이고자 했지만, 정몽주가 <단심가>를 답가로 이를 거절했다는 이야기는 두 시조와 함께 지금도 역사의 한 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임고서원은 정몽주를 기리기 위해 조선 명종 8년인 1553년 지어진 곳으로, 1980년 정몽주 부부의 묘가 있는 부래산 앞으로 옮겨졌다.
정몽주가 암살당했다는 개성의 선죽교를 실측해 지은 다리와 한석봉이 썼다는 돌비석도 탁본으로 세워져 있었다.

임고서원 안에서는 전통 수업이 한창이었다. 한복을 입은 분들이 대청마루에 앉아 이것저것 만들고 가르쳐주기 바빴다.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 풍경을 보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푸른 하늘과 500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은행나무가 아름다운 임고서원의 가을이 궁금했다.

한의마을

임고서원의 정취를 뒤로하고 다시 길에 올랐다. 임고서원에서 차로 10분여 거리, 영천의 대표적인 볼거리 중 하나인 한의마을에는 연못을 비롯해 화계수원과 약선음식관, 카페, 유의기념관, 스카이워크 전망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곳곳에 자리잡은 귀여운 곰과 호랑이 캐릭터를 찾는 재미가 있는 곳이었다.

영천은 보현산을 비롯해 다양하고 희귀한 ‘약초’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교통의 중심지에 위치해 태백산과 소백산에서 생산되는 약재는 물론 인근 경주와 군위, 의성지방의 약초가 모이고 경북 북부지역인 안동, 봉화, 영주의 약초도 영천으로 모인다고 한다. 이 때문에 ‘영천에 없는 약재는 우리나라에 없다’는 말도 있다.

유의기념관 안으로 들어서니 사뭇 세련된 기념관의 모습에 눈이 즐거웠다. 한의학과 한약재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애니메이션도 볼 수 있어 온 가족이 즐기기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안 미술관

한의마을에서 나와 시간을 보니 생각보다 일정이 조금 여유로웠다. 조금 쉬었다가 다음 행선지로 이동할까 생각하다, 시안 미술관을 들렀다.

시안 미술관은 폐교를 리모델링해 만든 곳이다. 다양한 전시와 함께 카페-캠핑장을 운영하는 이곳은 초록빛 잔디밭과 귀여운 조형물들이 잘 어우러지는 곳이었다. 노을빛이 아름다운 시간, 잔디밭을 걷는 가족의 모습은 한편의 아름다운 영화처럼 반짝거렸다.

보현산 천문대-천문과학관

시안 미술관에서 한 시간, 자연의 아름다운 경관과 농촌의 전경,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들과 시가 아름다운 보현산에 도착했다.

보현산 정상에는 대한민국 3대 천문대 중 하나인 보현산 천문대가 있는데, 연구시설인 이곳은 아쉽게도 일반인에게 개방되는 시기가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꼭 별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도 보현산 자락과 햇빛이 만들어내는 모습이 장관인 곳이었다. 구불구불 이어진 산맥과 붉은 노을이 만들어내는 모습은 어디인가 익숙하면서도 아름다웠다.

해가 거의 모습을 감추고, 노을도 그 끝자락이 보이지 않을 때쯤. 부모님의 손을 꼭 잡은 아이들이 보현산 아래 천문과학관으로 들어간다. 별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망원경을 통해 별을 관측하는 아이들의 한껏 집중한 눈빛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영천에서의 아름다운 하루,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영천을 다시 찾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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