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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기술愛

2021 VOL.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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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심판을 아시나요?

KOGAS-Tech 이 사람

한국가스기술공사 평택기지지사  •  이무열 지회장

한국가스기술공사와 27년을 함께한 평택기지지사 이무열 지회장. 그에게는 독특한 취미가 있다. 바로 15년 차 ‘축구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KOGAS-Tech 이 사람에서는 이무열 지회장이 심판으로 활동하면서 경험했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간략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가스기술공사에서 27년 동안 근무했고, 올해 평택기지 지회장으로 당선된 이무열입니다. 기지 업무와 관련된 기기, 프로세스 등은 거의 모두 다뤄봤다고 할 수 있겠네요.

현재 축구 심판으로 활동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독특한 취미활동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어요. 그중에서도 유독 축구를 좋아했습니다.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축구에 대한 애정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축구 심판 체력시험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자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심판에 입문하게 됐어요. 경기 운영에 대한 것들도 한 번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매스컴에서 축구 경기에 심판과 선수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모습을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했던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심판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심판이 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로 가장 중요한 것이 체력이죠. 매년 체력시험을 보는 것도 있지만, 심판으로서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경기를 매끄럽게 진행하려면 체력이 필요해요. 예전에는 심판의 능력을 평가할 때 각도, 위치선정을 이야기했는데, 요즘에는 심판이 많이 뛰는 것을 원합니다. 멀리서 보는 것보다는 가까이서 봤을 때가 훨씬 더 정확할 테니까요. 관중, 선수, 감독, 코치 모두 심판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거죠. 그래서 심판을 볼 때는 공에서 10야드(9.14m)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고등학교 경기부터는 주심은 한 경기에 10km 이상 뜁니다. 대학 같은 경우에는 12-13km까지도 뛰고요. 선수랑 비슷한 수준이죠. 그래서 심판 체력 기준이 선수를 기준으로 합니다. 저는 지금 53세인데, 제 나이에 현역 심판으로 활동하는 사람은 제가 알기로 몇 명 안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떨어지니까요. 제일 중요한 것은 체력이 안되면 제가 힘들어요.(웃음)

두 번째는 이론입니다. 규칙서를 매년 주는데 그 중 90% 이상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상황을 판단하는 기준이 명확해야 하니까요. 규칙을 모르면 같은 상황인데도 매번 다른 결정을 해요. 정확한 판정을 위해서는 규칙을 알고 있어야죠.

세 번째는 실전 경험입니다. 축구 경기는 나만 열심히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관중, 주변 사람,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해요.
또 경기를 부드럽게 진행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한데, 이건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봐야죠.

지금까지의 경기 중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으신가요?

제가 심판으로 활동한 지 15년, 1급 심판이 된 지 10년이 됐습니다. 15년 동안 1,000경기가 넘는 시합에서 심판을 본 것 같아요. 공식경기만 해도 700경기는 되는 것 같고요. 또 심판으로 활동하면서 전국에 안 가본 곳이 없어요. 대통령배, 시장배, 지역 대표 선발전 등등. 경기도, 강원도, 제주도 거의 모든 지역으로 다닙니다. 운동장만 알기는 하지만요.(웃음) 기억에 남는 경기도, 장소도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경기들이 있는데요. 하나 꼽아보면, 제가 중등부 경기에서 부심을 보고 있는데 선수 중 한 명이 상대편 골키퍼랑 부딪혀서 쓰러졌어요. 머리부터 떨어져서 정신을 잃은 상태였는데, 혀가 말려 들어가 기도를 막았는지 숨을 못쉬더라고요. 그런 상황에서는 무의식중에 입이 꽉 닫히니까 함부로 손을 넣으면 안되거든요. 그래서 제가 들고 있던 부심기(부심이 사용하는 깃발)를 입에 넣어서 기도를 열어줬어요. 목숨을 구한거죠. 지금까지 두 명 정도 살려낸 것 같아요.

그런데 어린아이들이라 그런지 다음 주에 또 경기를 뛰더라구요.(웃음)

심판 판정에 불만을 가지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처음 심판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던 2007년 당시에는 심판은 경기가 끝나면 도망갈 준비부터 했어요. 비공식 대회는 그런 것들이 심해요. 욕도 많이 먹었죠.(웃음)

그런데 공식경기에는 심판을 보호하는 규정이 있거든요. 심판은 선수, 임원, 관중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는 규정이요. 국제경기 심판의 경우에는 보디가드가 동행해요. 예를 들어 이라크에 국제경기 심판을 보러 갔다고 하면 이라크 축구협회에서 보디가드를 붙여주고, 숙박비나 항공료 등 일체 비용을 다 대줍니다.

불필요한 논란이나 오해가 벌어질 상황을 없애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만나도 안돼요. 경기 전이든 후든, 경기에 대한 인터뷰나 언급을 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제약이 많죠.

심판으로 활동을 하면서 애로사항이 있다면?

직장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취미로 심판으로 활동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요. 심판 자격을 유지하려면 연간 채워야 하는 경기 수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매년 1,000명 정도가 심판으로 입문하지만, 1년 정도가 지나면 남는 심판이 10%나 될까요?(웃음)

그럼에도 계속 심판으로 활동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정말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심판하고는 많이 다른 모습이에요. 경기는 계속 있는데 심판은 부족하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운동도 되고, 무엇보다 취미로 심판활동을 하면서 국가 발전이나 생활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런 것들이 있어야 축구 심판으로 계속 활동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열심에는 한계가 있죠. 좋아하고 즐기지 않으면 할 수 없어요.

한가지 바라는 점은 취미활동에 선입견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심판으로써의 활동이 워낙 바쁘다 보니 ‘자기 할 일도 제대로 하지 않고 취미 활동만 한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보는 경우가 있거든요. 근데 이런 취미 활동을 하는 게 오히려 직장생활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고,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15년 차 축구 심판이자, 27년 차 한국가스기술공사 선배직원으로서
MZ 세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저는 업무도 좋지만 취미활동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축구심판이라는 취미 생활을 하면서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게 훨씬 많거든요. 워라밸이라고 하나요. 업무와 제 삶의 균형이 맞춰지는 것 같아요. 건강과 자기관리는 덤이죠.

좋은 취미라는 것은 힐링하는 시간이 되고, 또 회사에서의 직무에 집중할 수 있는 힘도 주는 것 같습니다. 취미활동을 하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가 달라지고, 더 많은 경험을 하게 되잖아요. 이제 막 회사생활을 시작하는 후배님들도 삶의 적절한 균형을 잡고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는 분들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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